<참장공> 2. 動功(동공)과 靜功(정공)의 결합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는 나무를 끌어안고 휴식을 취했다. 옛날 토우들 중에서도 참장을 연상케 하는
자세가 발견된다. 참장은 오랜 옛날부터 인류가 본능적으로 취하는 모양새의 하나로 보인다.
인간의 무의식적인 동작, 행동 중에는 생존 본능에 입각한 것이 많다. 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이리저리
돌려보는 동작, 다리가 아프면 두들기는 동작등, 몸 어딘가에서 일어나고있는 이상증상이나 통증,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 혹은 질병의 징조에 대해 우리 몸이 자동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참장자세를 취하고 있으면, 처음 시도할 때 겪는 약간의 괴로움과 지루함을 보상받고도 남는 편안함과
즐거움이 찾아온다. 말을 좀 바꾸자면 참장이란, 크고 작은 이런저런 질병과 통증에 자동적으로 반발하여
일으키는 심신의 강력한 자정운동 내지는 생존 운동을 종합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상태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참장이란 결코 '일부러 취하는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아니라,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본래의 건강한 상태를 지향하는 지극히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자세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태권도를 비롯해 여러 무술의 기본 자세중 馬步(마보)라는 자세가 참장과 비슷하다. 말은 서서 생활하는 동물
이다. 다리의 힘은 말의 생명력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원리에 의해 무술에서는 참장의 자세를
최대한 낮춤으로써 근력을 기른다.
여기서 근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사람의 발차기 힘은 굉장한 위력을 갖고 있다. 伸筋(신근)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무술 또는 무술에 기반을 둔 스포츠는 바로 이 신근을 이용한다. 권투, 펜싱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서양인은 동양인에 비해 신근이 더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장, 우리가 화제로 삼는 이 엉거주춤의 자세는 신근은 물론이고 굴근을 동시에 발달시키는 기능을 가진
방법이다. 단순히 근육의 균형과 조화면에서도 참장은 '밸런스'라는 동서양의 의술 공통의 미덕을 갖추고
있다. 흔히 예를 들어 발목이 아프면 목이 아프기 마련인데, 인체에서 통증의 이러한 대응관계는 한의학
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바이다. 굳이 음과 양의 문제를 들고 나오지 않더라도 인체의 이러한 밸런스 문제에
대한 인식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
여기에 상응하는 문제로는 바로 動功(동공)과 靜功(정공)의 문제가 있다. 한국은 일본의 영향으로 여러가지
수련에서 정공이 유행한 감이 없지 않은데, 사실 이런 부문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중국에서는 동공과 정공의
결합을 중요시한다. 어려운 말로 성명쌍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동공과 정공의 결합은 당연한 것이며,
동과 정의 결합이야말로 바로 태극의 원리에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만성 운동부족 상태에 있는 현대 한국인의 상황에서 볼 때, 동공을 위주로 하는 수련법이 더 많이 보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는 일찌감치 지난 세기에 '건강에는 운동이 최고'라는 어떻게 보면 다소
싱거운 사실을 새삼스레 공표한 바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참장은 정공과 동공의 중용을 취한다. 즉
靜中求動(정중구동)과 動中求靜(동중구정)라고 말할 수 있다.
출처 - 음양팔괘문 태극권 子笑 정민영 www.korea-taiji.com